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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일본어 공부에 대한 나의 경험담..

 이 게시판에는 내가 여태까지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이건 정말 도움이 되었다.' 라거나 '시험에 나오는 중요한 문법이나 표현', 또는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을 올릴 생각입니다. 언어 공부는 혼자서 하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부분이라던지 헷갈리기 쉬운 부분들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과 함께 올릴 생각입니다. 최대한 잘못 된 정보가 없도록 신경을 쓰겠지만, 잘못 된 정보에 대한 지적과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이것만은 반드시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느꼈던 부분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내가 일본어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때 어머니에 의해 반 강제로 하게 된 '구몬'이라는 학습지를 통해서다. 일주일 마다 선생님을 만나서 검사를 받기 때문에 혼나기 싫어서 억지로 공부 한 기억이 근 2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선명하다. 사실 언어 공부라는 것이 글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이 듣고, 말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인데, 대다수의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 처럼 '애니메이션이라던가 드라마가 재미있어서'라던지 '일본의 어느어느 가수가 좋아서'등의 이유도 아니었던 터라 일본어를 말하고 들을 기회가 전혀 없었던 나는 최근 1년 전 까지 거의 귀머거리, 벙어리 일본어를 해왔다. 

 

 그러던 중 작년 6월, 학교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일본IT취업연수를 보고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일본 취업을 결심하게 되었고, 현재의 내 일본어 실력은 어떤지 돌아보게 되었다. 당시의 나는 이런 저런 잡지식들은 많았지만 막상 일본인 앞에서 말을 하라고 하면 한마디도 못 할 것 같았고, 시험을 보더라도 합격할 것 같은 자신도 없었다.  일단은 자격증이 급했다. 오래 공부하기만 했지 자격증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던 터라 마음먹은 김에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어서 무작정 자격증반에 등록했다. 모든 선생님들이 다 훌륭하시겠지만 운좋게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 날 이후로는 일본어가 정말 재미있어졌던 것 같다. 그 후로 하루에 10시간을 공부해도 지칠 줄 모르고 공부를 했고,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다. 물론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고, 도움이 많이 되었던 공부방법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 곳에 그런 내용들을 차근차근 적어보려고 한다.


 우선 일본어를 배우기 전에, 혹은 배우고 있는 사람이라도 꼭 신경써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적어보려고 한다.  여러 사람에게 추천받았던 공부방법중에 내가 공부를 하면서 '이건 정말 좋다'고 느꼈던 방법이나, 경험상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들이다.


1. 한자를 절대 포기하지 말 것.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학교나 학원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저는 한자를 포기했어요.'라고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심지어 일본어 전공자도 있었다..) 한국어는 사실 한자를 몰라도 같은 표기의 단어가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문맥을 통해서 유추하는 것이 대부분 가능하지만, 일본어의 경우에는 그게 매우 어렵다.  조합에 따라서 수많은 발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한국어와 달리 일본은 '오십음도'라고 해서 발음의 개수가 50개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발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우의 수에 한계가 있고, 그런 이유 때문에 같은 발음을 가진 단어가 매우 많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한자를 사용할 수 밖에 없으며, 한자를 사용하지 않고 문장을 쓰면 무슨 뜻인지 유추하기가 매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면 한자 공부를 어떻게 하면 될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한자를 정말 한번도 공부해 본 적이 없는 분이라면 한국어문회에서 주관하는 한자능력검정시험에 대한 책을 구입해서(5~8급 사이에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으로) 한자에 대한 개념을 먼저 잡으시기를 추천드린다.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알아야 한자를 이해하기 쉽다. 원리에 대한 내용은 구글에 자세하게 소개해 놓은 글이 많이 있으니 한번쯤 읽어보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부수가 되는 기초적인 한자를 많이 알면 알 수록 고급 한자를 익히는 데에 어려움이 줄어들 것이다. 

 한자를 어느정도 공부해 보신 경험이 있으시다면 서점에서 '상용한자 2136'이라고 쓰여있는 책을 구입해서 공부 하시기를 바란다. 내 경우에는 상용한자 2136자를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한자, 음독, 훈독, 단어, 활용예문을 노트에 그대로 베껴 적었다. 외우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한번 적어보는 것이다. 전부 다 적고나면 머릿속에 남은건 하나도 없고 손만 아픈 것 같지만 나중에 일본어로 된 문서를 볼 때 '아 이거 공부했던 글자인데!'하고 반가운 느낌이 들 것이다. 그것만으로 성공이다. 일본어 문서에 대한 두려움이 반갑고 즐거운 기분으로 바뀌면 그 단어에 대해서 기꺼이 다시 한 번 찾아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되리라 믿는다.

 한국어를 쓰려면 자음과 모음을 모두 알아야 하고, 비트박스를 하려면 북치기와 박치기를 알아야 하듯이 일본어를 하려면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를 꼭 알아야 한다.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바란다.


2. 장음과 단음에 주의하며 공부할 것.

 공부를 하면서 만났던 일본인 선생님이나 교환학생들에게 한국어로 말할 때 뭐가 가장 어렵냐고 물어보면 받침을 발음하는게 어렵다고 말하는 분들이 대다수다. 받침 발음을 잘못하게 되면 어색하게 들릴 뿐만 아니라 전달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일본인이 봤을 때 일본어가 어색하게 들리고 전달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바로 장음과 단음의 구별이다. 실제로 회화수업에 참여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장음 단음을 지적당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본인도 마찬가지로 이 부분은 정말 헷갈리고 어렵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눈(유키)과 용기(유-키)는 길게 발음하느냐 짧게 발음하느냐로 완전히 다른 뜻이 된다. 꼭 신경써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다.

 경험상 이 부분은 많이 듣고 많이 말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직접 컴퓨터로 일본어 문서를 작성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勇気라는 단어를 입력하고자 할 때 ゆき라고 치면 쓰고 싶은 한자가 나올리 만무하다. 직접 일본어로 문서를 작성해 보면서 장음과 단음에 대한 구별을 확실하게 공부해보자. 작문 실력이 늘어나는 것은 덤이다.


http://lang-8.com/ <-- 외국어 작문 공부를 하기에 좋은 사이트입니다. 가입 하고 외국어로 어떠한 내용이던 글을 게재하면 원어민이 첨삭을 해줍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이 작성한 문서를 첨삭해 줄 수도 있습니다.


3. 일본어 문서를 읽을 때는 / 를 그어가면서 읽자.

 이 방법은 학원에서 JLPT를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방법이다. 일본어에는 띄어쓰기가 없기 때문에 문법에 익숙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읽어나가기가 정말 어렵다. 예를 들어 このコーヒーは香りのみならず、味もいいと言われている。(이 커피는 향뿐만 아니라 맛도 좋다고 한다.)라는 문장이 있다면 어떻게 /를 그을 것인가. 한 번 고민해 보시길 바란다.この/コーヒーは/香り/のみならず、/味も/いい/と/言われている。최대한 /를 많이 긋는다면 이렇게 그어가며 읽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のみならず(뿐만 아니라)라던지, 전문의 と, 상태를 나타내는 ている라는 문법을 모른다면 / 를 긋기가 정말 곤란할 것이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꼼꼼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모르는 문법을 체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를 긋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게 되고, 더이상 /를 긋지 않아도 문장이 한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또한, 시험장에서 이 방법을 사용해서 독해 지문을 읽으면 꼼꼼하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두 번 읽는 수고를 없애주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4. 예문을 통해 용법과 상황으로 공부하자.

 문법이나 단어를 공부할 때 일본어 : 한국어를 매칭시키면서 외우면 해석을 할 때 곤란한 상황이 자주 온다. 예를들어 ながら라는 문법을 보면 "'~하면서'라는 뜻이야."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도 맞다. 하지만 반만 맞다. 昔ながらの、生まれながらの、いつもながら 。 ながら의 이러한 용법들은 ~하면서라는 뜻만 알고있어서는 해석을 할 수가 없다. ながら는 어떤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양을 나타낸다는 용법으로 공부 해 두면 ながらの(옛날부터(전해내려오는))、生まれながらの(선천적으로)、いつもながら(언제나처럼) 이라는 뜻으로 넓게 해석이 가능해진다. 항상 이 단어는 이뜻이야. 로 외우기 보다는 예문을 찾아보며 용법과 상황을 함께 공부해 두면 머리속에도 오래 남고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5. 독해 책 한 권으로 우려먹자

 독해 책은 시험을 위해서 한 번 사서 문제를 풀어보고 단어를 찾아보고 나면 어지간해서는 다시 펼쳐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새로운 책을 또 사서 문제를 계속해서 푼다고 해도 실력이 늘어나는 것 같지도 않다. 한 권을 끝냈다고 무턱대고 책의 난이도를 올리기에는 또 부담스러운 경우도 많다. 그럴 때는 한번 읽은 독해 지문을 보면서 노트에 지문을 직역해서 한글로 쭉~ 적어보자. 그다음 독해책을 덮고 노트를 보면서 독해 지문을 스스로 다시 완성시켜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과정이 정말로 어려울 수 있다. 분명히 몇 번이고 읽은 지문인데도 문장을 완성시키기가 힘들고, 한자도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최대한 완성 시킨 후 다시 책을 펼쳐서 내가 일본어로 다시 쓴 지문과 비교해보면서 공부를 하면 내가 어떤 문법을 몰랐는지, 어떤 한자를 몰랐는지 한번에 티가나고 공부가 된다. 이 방법도 일본어 선생님께 추천받은 방법인데, 실력이 정말 많이 늘어나는 아주 좋은 공부법이다. 독해 책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이면 어떤 책이라도 관계없다. 다만 일본인이 적은 독해지문이어야 한다! 수준이 올라가면 더 높은 수준의 독해 책으로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실력이 향상되어 있을 것이다.

 


6. 일본 드라마를 많이 보자.

 이 방법도 선생님께 추천받은 방법이다. 생활 속에서 일본어를 접하기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이고, 노력 대비 공부 효율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꼭 자막이 있는 상태로 보시기를 바란다.) 일본인 친구를 만드는 방법이나 회화 수업에 참여 하는 방법은 정말 좋은 공부 방법이긴 하지만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크다. 반면에 드라마는 내가 보고싶을 때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고, 많이 들으면 들을 수록 표현력이나 발음, 문법공부도 가능하다. 혹 일본 드라마가 정서에 맞지 않아서 못보겠다 하시는 분들이 더러 계실 지 모르겠으나 정말 좋은 공부방법이니 한 번 참고 보시는건 어떨까.. 애니메이션도 경우에 따라서는 좋은 공부가 될 수 있겠지만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거나, 거친 말씨가 많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이 부분은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여기까지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적어 보았는데 혹시 나중에 더 생각나는 부분이 있으면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더 좋은 방법이나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덧글로 공유해주세요~ 힘내서 열공합시다!